계단 등산로는 더 힘들다
<계단 등산로는 더 힘들다>
등산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좁던 등산로가 넓어지고 땅이 패고 있다. 이런 곳은 빗물의 통로가 되고 흙이 쓸려 내려가 나무에
피해를 주고, 산의 지형마저 바꾸게 된다. 계단 등산로는 산을 보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계단 등산로는 더 힘들고, 등산의 운동효과를 떨어뜨리며, 무릎손상도 심하다. 계단형태의 오르막은 자연스런 사면을
디딜 때 보다 발의 이동거리가 길어져서 다리근육을 더 많이 수축시켜야 한다. 한걸음마다 힘을 조금씩 더 쓰다 보니 빨리
지치고 더 힘들어 지는 것이다.
또한 일정한 간격의 높이와 경사를 지닌 계단은 동일한 자세와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한다. 등산의 운동효과가 러닝머신
이나 조깅보다 좋은 이유는 다양한 경사와 형태를 지닌 자연스런 산길을 다양한 자세와 근육을 사용하는데 있다. 동일한 동작의
반복은 운동효과를 떨어뜨리고, 운동부상의 위험을 높인다.
계단등산로는 내려올 때도 착지충격이 커진다. 중장년층은 민첩성과 근력이 떨어지고 몸은 무겁다. 그만큼 착지충격도 크고,
흡수 능력은 떨어져 무릎관절의 손상을 많이 입는다. 등산용 스틱은 착지충격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계단을 피해 옆길로 다니면 자연훼손이 크다. 계단등산로를 오르면서 의도적으로 다양한 지면과 경사를 택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 위 내용은 원종민(코오롱 등산학교 차장/대한산악연맹 등산교수) 강사 께서 메트로 신문에 연재 하는 칼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