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남 주냐 !!

확보시 백업 시스템

킬러엉아 2009. 4. 11. 15:03

 

등반에 있어서 가장 어렵고도 힘든 분야가 확보다.
그 중에서도 확보시스템에 관한 것은 좀 알게 될수록 머리에 펌핑이 난다.
확보물이 얼마나 못믿을 존재인가를 알게 되고 또한 미지수와 의외의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1. 루트가 끝나는 지점이나 피치를 끊어야 하는 곳, 또는 하강을 해야 하는 곳은 어김없이 볼트나 하켄과 같은 확보물이 2개이상

설치되어 있다.  볼트 하나만 믿고 등반하거나 하강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2. 이런 곳에서 선. 후등자 확보를 볼 때는 이퀼라이징시스템(논란은 있지만..)을 설치하거나 2개 이상의 슬링을 사용한다.

물론 슬링이 쓸만하다는 전제 하에서...

 

3. 셀프빌레이(자기확보)를 할 경우엔 데이지체인과 같은 자기확보줄 외에 메인 로프를 이용하여 까베스탕 매듭등의 확보매듭으로

이중으로 확보한다. 선등자 확보를 볼 때 데이지체인 하나만으로 올인할 수는 없다.

 

4. 톱로핑 방식의 등반에 있어서는 퀵드로를 전부 회수하지 않고 톱앵커 바로 밑의 퀵드로는 남겨둔다. 톱앵커의 로프가 빠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오래된 확보물이거나 톱앵커의 케이트가 부실한경우엔 더욱 그렇다.

 

5. 확보물을 설치하는 경우를 포함하여 선등을 해야 할 경우엔 최소 2개 이상의 확보물을 지나야 위험지대는 벗어났다고 할수 있다.
첫 번째 확보물에서 추락의 위험이 있을 경우엔 여분의 확보물을 더 설치해야 한다.
볼트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위험은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6. 흔히 후등자나 중간자는 안전벨트에 직접 로프를 매는 것이 아니라 잠금카라비나 1개를 사용하여 등반을 한다.
일반카라비나는 잠금 장치가 없기 때문에 2개를 겹쳐서 사용한다는 것쯤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잠금 카라비나도 2개를 겹쳐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왜? 백업시스템을 생각하라.. 카라비나가 부서지면 끈 떨어진 연 신세다.
카라비나가 부서질리 없다구?  알루미늄엔 피로강도라는 게 있다. 어느날 갑자기....

 

7. 후등자 확보를 보기 위해서 등반길이보다 긴 남는 로프를 끌어올릴 때가 있다. 이때 대개는 손쉽게 줄을 당기기 위해서 후등자

확보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로프를 끌어올린다.
후등자와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엔 치명적인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힘이 더 들더라도 확보된 상태에서 줄을 끌어올리는

습관을 몸에 배이게 해야 한다. 사고란 사소한 곳에서 어이없는 게 대부분이다.

 

8. 하강은 언제나 무섭다.
가장 단순한 듯 하면서도 백업시스템을 적용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여러번 확인하는 수 밖엔 없다.
하강포인트 안전 확인(2중) / 안전벨트고리 확인 / 하강기 확인 / 잠금카라비나 확인(2중) /로프 끝매듭 묶기

 /하강기가 깨질 경우엔 어쩔 것인가? (설마..)  그렇다고 하강기를 2개 동시에 쓸 수는 없는 일이다.
(하강기를 비상용으로 2개 달고 다니긴 한다..)

하강할 때 로프의 좌우 매듭을 구분하기 위해서 로프 한쪽에다 퀵드로나 데이지체인용 카라비너를 걸고서 하강한다.
약간의 심리적 안전감이 더해질까?   

 

사람들은 흔히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양다리 걸치는 사람을 싫어한다. 즉 올인을 원하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지만 한길도 모르는 사람 속을 믿고 올인을 하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고 이기심이다. 너무 위험하다.
올인하다가 올아웃 된 사람을 세상은 기억해주지도 않는다. 등반도 마찬가지다. 다치고 죽은 동료를 기억하는 건 잠깐이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영웅이듯이 등반에 있어서도 오래도록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진정한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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